
1. 미국이 먼로독트린 시절로 돌아간다?
전세계인들로서는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 현실화하고 있다. 미국이 다시 고립주의로 선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 주요 동맹국들은 물론, 전략적 요충지에 군대를 주둔하면서 자국의 이익과 함께 세계 자유무역 질서를 수호하고 있다는 미국이 점차 발을 뺄 명분을 쌓고 있다.
최근 경악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두 나라 정상이 격한 논쟁을 벌이는 모습이 고스란히 TV 화면을 통해 공개됐기 때문이다. 바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그 주인공들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병력만 파견하지 않았을뿐 깊숙이 개입해온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이 들어서자 급하게 발을 빼려고 하는데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순간 화를 참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트럼프와 지도부는 격하게 젤렌스키 대통령을 몰아세웠다.
유럽의 일에는 신경 끄겠으니 당신들도 우리 아메리카 대륙에서 손을 떼라며 외쳤던 먼로 대통령 시절로 다시 돌아간 느낌이 들 정도다. 정말 미국은 해외에 대한 관심을 일체 끊고 고립주의로 회귀하려는 것일까.
2. 트럼프는 미국의 국제 지위를 스스로 흔들고 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멕시코와 캐나다, 파나마 등 아메리카 대륙의 주요 동맹국에 강압적인 자세를 취하며 관세를 매기고 있다. 신자유주의 이후 자유무역이야말로 전세계가 서로 잘 살 수 있는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전 세계에 강요하던 미국이 아니라 그저 미국의 이익에만 신경 쓰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으니 어리둥절할 뿐이다.
미 대륙만이 아니다. 유럽연합에도 불똥이 떨어졌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을 이끌던 미국이 만든 안보동맹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서 미국이 너무 많이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서도 돈을 더 주든지 아니면 빠지겠다는 식으로 다시 한 번 어필하고 있다. 더구나 유럽연합 각국에도 관세 카드를 꺼내들었다. 한국이나 일본 등 아시아 주요 동맹국에도 비슷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유럽과 아시아의 안보를 챙기기 시작한 것은 자국의 이익과 무관했던 것일까. 당시 미국은 소련의 팽창을 막고 자유무역을 통한 새로운 국제 질서를 통해 미국 중심의 이익 공동체를 구상했고 이를 실행에 옮긴 것이었다. 당연히 미국은 강력한 입김을 발휘하며 스스로의 이익을 꾸준히 챙겨왔다. 다만 이 과정에서 동맹국이거나 동맹국 반열에 올랐던 유럽, 일본, 한국, 중국 등이 크게 성장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스스로 만든 질서를 대놓고 직접 파괴하는 듯한 이러한 행동은 미국의 국제 지위는 물론, 장기적인 국익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3. 미국의 부재를 생각해야 할 때
유럽연합은 일찌감치 미국이 없는 유럽 안보 상황을 상정하기 시작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이 여전히 전쟁의 위협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유럽 각국은 차츰 미국의 대안을 스스로 찾아나서기 시작했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유럽연합에 러브콜을 보내 미국을 제외한 자유무역 체제를 제안하고 있다. 영국 등 유럽 국가들도 이에 화답해 활발하게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군사 안보와 경제 안보, 양 면에서 미국의 부재를 상정한 대안 마련에 분주해진 상태다. 이렇게 되면 미국도 더 이상 동맹국에 조직폭력배처럼 굴진 못할 것이다.
생각보다 빨리 미국의 퇴장이 이뤄지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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