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일 인사=성공적인 자기계발자?
우리나라에서 친일 인사는 사실 성공적인 인생 개척자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어느 나라에서나 이런 인물들이 존재한다. '매국노'라고 불린다. 특히 외세가 개입하는 공간에서 이들 매국노는 언제나 승승장구하는 듯한 모습이다.
하지만 대놓고 이런 인물에 면죄부를 주고 자라나는 후세들에게 모범으로 추켜올리는 사회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이들에게 업적이 있더라도 공과 과는 분명히 구분해주고 공뿐만 아니라 과에도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친일 인사가 성공했다 해도 역사는 결코 미화하지 않는 법이다.
고려가 자주적인 동아시아 강국이었고 조선이 성리학을 이념 기반으로 건국한 민생국가였음에도 이 나라에서 배제된 이들 중 보다 강력한 원나라나 명 또는 청나라에서 벼슬을 하며 조국을 핍박한 인물들을 기억하는가. 아무리 그들이 중국에서 잘나가는 사람이었다 할 지라도 중국사나 우리나라 역사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인물은 없다. 애국심이라기보다 자신이 속하거나 속했던 공동체를 배반한 인물을 높이 평가하는 나라는 없기 때문이다.
언론의 흥행 공식이 사라졌다!
대한민국 언론사는 멀리 조선왕조에서부터 면면히 이어져온 간관의 역사와 궤를 함께 해왔다. 간관이 제대로 된 판단력이 없이 시류에 휘말리면 비판을 받고 좋지 못한 평가를 얻곤 했다.
꼿꼿한 선비정신을 지닌 언론인들 중 단재 신채호나 몽양 여운형처럼 독립운동을 하면서 끝까지 절개를 굽히지 않은 인물들이 결국 역사에서 의인으로 기록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들은 여전히 현대 후손들에게도 존경받으며 그들의 활동과 저서 역시 높이 추앙받곤 한다.
해방 후에도 이러한 부류의 언론인이 존재해왔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언론인들은 회사인이 돼버렸다. 자유로운 정신은 커녕 백번 양보해서 회사의 매출 향상과 증진을 위해 광고주에 굽신거리는 현실적인 회사원들이 대부분이다. 필자도 마찬가지로 거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더 심각한 것은 아예 언론사를 나가 정치 권력을 탐하거나 그것도 힘들다면서 대기업이나 급여를 많이 주는 기업의 홍보팀으로 이직하는 언론인들이 많아졌다. 그들이 능력을 인정받은 것처럼 생각하는 언론사 후배들도 많이 보인다.
이런 상황이니 언론이 대중의 눈에 어떻게 들어올 것인가. 점점 관심에서 멀어지고 여전히 손석희처럼 직업 정신이 투철한 언론인만 대중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다. 그러나 손석희를 끝으로 그 다음 주자는 보이질 않는다. 뉴스도 이제 재미가 없어졌다. 유튜브나 소셜미디어에서 활동하는 이들보다 못한 존재로 추락하고 말았다.
이 모든 게 친일 인사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를 언론에서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 큰 신문사는 사주의 할아버지나 아버지가 친일 대표 인사여서 그렇다 해도 언론인이 친일인사를 친일인사라 평가하지 못한 데서야 말이 되는가.
하나가 무너지면 모든 게 무너진다면 그게 바로 친일에 대한 옹호다. 친일인사를 제대로 평가하고 오늘날 친일을 노골적으로 내세우는 인사들을 제대로 비판하지 못한다면 언론의 미래는 암울하기만 하다.
정치인 중 친일 인사는 얼마나 될까?
윤석열 정부가 국민 감정은 물론, 역사에 무지한 판단으로 친일 인사를 기용하는 것을 보면서 기괴함을 느끼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더구나 여당이 이런 대통령의 통치를 제대로 비판하지 못하고 야당의 비판을 막아내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이면서 대한민국 정치인들이 썩어도 단단히 썩었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대한민국에서 친일을 노골적으로 내세워 투표에서 승리할 순 없는 노릇이다. 현재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친일 인사 기용에 대해 내부적으로는 비판적인 사고를 지닌 이들이 대다수인 것으로 안다.
대다수 정치인들이 그나마 이런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민주주의 덕이다. 아무리 어리석은 사람도 대한민국 영토를 빼앗고 수많은 조상들을 착취하고 몰살시킨 일본 제국주의를 높이 평가할 순 없다. 정말 어리석은 사람들이 아예 없을 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 대통령이 친일 인사를 기용해도 이를 따르는 사람은 없다.
결국 역사의 평가대로 친일 인사는 극악한 역사의 죄인이자 공동체에서 발을 디딜 수 없는 이들로 남게 될 것이다.
언론과 정치의 개혁이 필요하다!
문제는 친일 인사에 대한 노골적인 편들기와 합리화에 나서는 언론과 언론인에 부화뇌동할 수밖에 없는 정치인의 또 다른 숙명이다. 보수 언론이 대놓고 윤석열 정부의 친일 인사 기용을 합리화 해주니 가뜩이나 대통령의 권력 앞에서 찍소리도 못하는 일부 정치인들이 부화뇌동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속마음도 마찬가지다. 결국 국민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언론은 공공언론을 제외하고는 시장이 생사여탈권을 지닌 상업매체일 수밖에 없다. 그 만큼 권력과 자본의 지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이제 신문이나 방송조차 안본다. 그저 자신이 보고 싶고 듣고 싶은 매체에서 정보와 의견을 교환하는 시대다. 언론의 사명은 다 끝나 버린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위기와 재난이 오는 순간, 여전히 언론의 위상은 굳건할 수밖에 없다. 언론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상업성을 최대한 배제시키고 권력은 물론, 자본의 지배로부터도 자유로워야 한다. 마찬가지로 언론인 스스로도 엘리트 의식과 특권 의식을 버리게 해야 한다.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벗어나도 이러한 의식으로 여전히 대중과 괴리된 언론과 언론인은 엉뚱한 계몽주의로 쓸데없는 뉴스를 생산하고 민폐를 끼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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