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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언론

[2024 총선 분석 3] 셜리 치점 같은 여성 정치인은 언제 쯤 나올까.

by 통일동이 2024.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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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방영 중인 영화 <셜리 치점> 속 셜리 치점이 연설하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요즘 영화 <셜리 치점>을 볼 수 있다. 미국 최초의 흑인여성 국회의원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셜리 치점이 대통령 선거에 도전하는 과정을 다룬 작품이다. 흑인인권 옹호를 주장하고 페미니스트 활동에도 열성인 셜리 치점은 당시 미국 내 진보계층의 폭넓은 지지를 받으며 민주당 대선후보에까지 오를 수 있는 상황에서 결국 좌절하고 만다. 

 여기서 미국 정당사를 간략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미국은 오랜 전통의 양당 체제를 유지 중이다. 바로 민주당과 공화당이다. 하지만 민주당과 공화당의 지향점은 19세기까지만 해도 지금과 정반대였다. 민주당은 남부를 중심으로 연방보다 주의 권익을 앞세웠고 흑인노예제를 찬성했다. 지지 기반 역시 남부의 부유한 백인 지주계층이었다. 반면 공화당은 연방을 주보다 앞세웠고 흑인노예제 폐지를 주장했다. 지지 기반은 대도시 중심의 자본가 계층이었다. 또한 성향은 민주당과 달리 진보적이었다. 19세기 공화당 출신 대통령들은 기업 규제에 적극적이었고 반독점법을 제정하고 국립공원 설립 등 오늘날의 환경보호에 가까운 정책을 펼치기도 했다. 그 만큼 진보 색채가 강했다. 오늘날의 공화당을 떠올려보면 당최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던 공화당과 민주당의 색깔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프랭클린 D. 루즈벨트 대통령 시절부터다. 민주당이 흑인 등 유색인종을 공략하고 노동조합 등 약자들을 지지세력으로 끌어모으면서 성격이 바뀌기 시작했다. 하지만 20세기에도 민주당 지지세력 중에는 남부 백인 권익을 강조하는 이들이 있었다. 대표적인 인물이 앨라바마 주지사였던 조지 월러스였다. 흑인들의 대학 입학을 막고자 연방 정부에 맞서기도 한 그다. 그리고 20세기 민주당의 주요 지지세력의 상징과 같은 인물이 흑인 여성으로 처음 하원의원이 된 셜리 치점이었다. 흑인과 여성 인권을 옹호하며 젊은 대학생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던 인물이다. 

<셜리 치점>에서 조지 월러스가 테러를 당한 후 병상에 앉아있다.

 이처럼 민주당 안에서 전혀 색깔이 다른 셜리 치점과 조지 월러스가 1972년 대선 후보로 나서 민주당 경선에 참여한다. 영화에도 나오지만 조지 월러스는 경선 도중 테러를 당한다. 다행히 목숨을 건진 그를 셜리 치점이 찾아간다. 영화에서도 셜리 치점 선거 캠프의 모든 사람들이 이를 만류한다. 인종차별주의자인 조지 월러스를 병문안 간다는 걸 용납하지 못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은 평등하고 보호받아야 한다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셜리 치점은 민주당 정치인 중 거의 처음으로 조지 월러스의 병실에 등장해 그를 위문한다. 

<셜리 치점>에서 조지 월러스 병문안을 간 셜리 치점이 의미있는 대사를 한다. 

 영화에도 언급이 되긴 하지만 대통령 경선 패배 이후 셜리 치점이 추진하던 법안을 남부 주 하원의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끌어와서 통과시켜준 게 조지 월러스다. 그는 나중에 인종차별주의자에서 인종평등주의자로 전향하기도 한다. 셜리 치점은 실제 유능하면서도 자기 고집과 신념이 강한 인물로 영화에 등장한다. 그런 그가 민주주의 정치의 가장 중요한 면모를 보여준 셈이다. 바로 관용과 포용이다. 영화에서도 인상 깊은 대사가 등장한다. 조지 월러스가 도대체 자기가 왜 이런 일을 당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묻자 셜리 치점은 '혐오가 혐오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대한민국 국회 22대 총선을 앞두고 양대 정당을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민주주의는 표현의 자유와 인권을 가장 중시한다. 이러한 가치를 바탕에 두고 대화와 타협으로 갈등을 해결하고 안정적인 개혁과 보수를 이뤄나간다. 이게 가장 큰 강점이다. 총과 칼로 반대파를 제거하고 내전을 벌인다면 도저히 민주주의라 부를 수 없다. 그런 정치 폭력을 방지하기 위한 민주주의 정치인의 또 다른 주요 덕목이 관용과 포용인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역시 양극단으로 치닫는 정치 투쟁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특히 일부 정치인들마저 혐오와 차별, 그리고 배제가 대중을 선동하는 데 오용하고 있다. 욕설도 언어 폭력이다. 폭력이 아니라 서로를 인정하고 포용할 수 있는 정치인의 덕목이 여야,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보이질 않아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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