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국 모든 갈등은 심리 문제다. 아무리 객관적 지표를 들이대도 사람들의 좌절감과 분노를 막을 순 없다.
4050은 물론, 그보다 더 윗세대인 6070, 80대 등 대한민국이 일제강점기와 전쟁을 거치며 절대적인 어려움에 처했던 불우한 시기를 견딘 사람들이 스스로의 경험과 고난을 이야기해도 지금의 젊은 세대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을 잦아들게 하긴 어렵다.
이는 전세계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저성장이 고착화된 이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고 있다. 더구나 소셜미디어 출현 이후 부유하고 세련된 일상이 주로 공유되면서 사는 데 전혀 지장이 없는 데도 오히려 행복감이 줄어드는 온라인 감정 끌어내리기 현상까지 만연하면서 이런 상대적 박탈감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이럴 때 사람들은 우익 포퓰리즘에 끌리게 된다. 좌익 포퓰리즘 역시 초반에 기승을 부리지만 결국 우익 포퓰리즘에 자리를 내주고 극우로 내달리곤 한다. 20세기 초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19세기 후반부터 산업혁명이 본격화한 여러 나라에서 사람들은 인류 문명 사상 처음으로 상대적 박탈감과 고립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기존 농촌 공동체에서 벗어나 도시로 이주한 이들은 기존 공동체에서 경험했던 위안을 받을 수 없었던 데다 도시는 빈부격차가 어마어마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때마침 19세기 후반 20여년의 장기 불황으로 실업 상태에 빠져든 이들은 공산주의 혁명보다 일자리를 빼앗는 이민자나 유대인 등 소수계층 혐오에 더 취약했다.
21세기 들어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잠시 좌파 포퓰리즘이 힘을 얻는가 했지만 우파 포퓰리즘이 더욱 기세를 보이고 있다. 20세기와 비슷한 양상이다. 인간의 심리란 그런 것이다. 그래서 정치의 역할이 중요하다.
대한민국 청년들의 좌절감과 상대적 박탈감은 특히 20대에서 두드러진다. 우파 포퓰리즘에게는 좋은 자양분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이들 우파 포퓰리즘 세력이 노리는 세대는 젊은 남성들이다. 이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다른 어떤 세대보다 높기 때문이다.
다음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1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언급한 20대 지지율에 대한 내용이다.
"우리 사회에 성장 발전이 지체가 되면서 기회의 총량이 줄어들었고, 청년세대들의 사회진입이 매우 어려워졌다."
"20대 남성들은 예를 들면 군복무라든지 또는 여러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처했다고 생각을 하게 된 것 같고, 그 점은 타당성이 있다고 본다."
"민주당, 그리고 저에 대한 지지율이 20대 남자, 60~70대 나이가 드신 분들에게 상대적으로 낮은 건 사실이다. 그중에서 20대, 특히20대 남자는 '가짜뉴스 때문'이라고 단정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정치나 우리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기회가 많이 줄어들었고, 기득권에 대해서 저항감을 갖든 하지 않나. 자기들은 기회가 별로 없는데, 자기들이 보기에는 민주당도, 이재명도 상당히 기득권자 아니겠나"
"저항하는 불만이 있고, 20대는 질풍노도의 시기이기도 하다. 뭔가 해야 되는데 기회는 없고, 힘들고 암울하니까 저항행보로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 그래서 성장이나 발전에 매달리는 이유가 그것이다."
"성장을 해야 기회가 많이 생긴다. 새롭게 생기는 기회는 최대한 공평하게 나누자. 이미 있는 기회는 빼앗을 수는 없다. 농지개혁처럼 뺏을 수는 없지 않나.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 사회 방향도 대대적으로 바꿔나갈 텐데 바꿀 때 우리 청년들에게 기회를 많이 줘야겠다."
어찌보면 이 대통령은 이 부분에 대해 상당히 많은 고민을 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더 나아가 상대적 박탈감을 줄일 수 있는 보살핌도 필요하다. 청년 공동체 문화를 활성화하는데 반드시 오프라인으로 이뤄지도록 하고 남녀가 함께하는 식으로 건강한 모임을 향한 발전에 좀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 소셜미디어보다 이런 직접 만남과 대화가 사회 갈등을 줄이고 상대적 박탈감을 줄일 수 있는 문화의 힘이 될 것이다.
'정치와 언론'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더 이상 PV만으로는 안돼! 미디어 환경 급변, 이미 시작된 싸움...대응 방법은? (0) | 2026.02.09 |
|---|---|
| 이해찬, 영원한 민주청년...한 시대의 인물이 퇴청하다! (0) | 2026.01.28 |
| 언론이 환율 공포를 부추기는 이유는? (0) | 2026.01.19 |
| 정치와 언론, 여전히 변하지 않는 지형!...이토록 단단하다니 (1) | 2025.12.30 |
| 이재명 대통령의 업무보고 생중계, 쇼라고 해도 괜찮아 (0) | 2025.1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