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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는 국제사

[미중 패권 대결의 시대 3] 중국의 동아시아 패권 장악 가능성은?

by 통일동이 2024.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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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황제가 처음으로 황하 유역의 여러 나라를 모두 멸망시켰다.

중국 대륙에 처음 제대로 통일 왕조가 들어선 것은 한나라 때다. 황하를 중심으로 산개해 있던 여러 소국들이 7개의 나라로 통합돼고 이들 나라 중 처음 진나라가 나머지 6개국을 차례대로 멸망시키면서 하나로 통합했다. 진시황의 업적이다. 하지만 급격한 중앙집권화가 화를 불렀다. 진시황이 죽고나서 각지에서 일어난 반란 끝에 남방 계통의 초나라 사람들 간 대결로 이어졌다. 초나라 지역 출신 백수였던 유방이 이끌던 세력이 초나라 귀족 가문 출신의 항우 세력을 물리치며 한나라를 세운 것이다. 

유방은 남방 계통인 초나라 출신이다.

 한나라는 대륙으로 이어진 나라였다. 특히 북방에는 강력한 무력을 자랑하는 흉노족이 있었다. 이름 자체가 깔보고 업신여기는 민족 이름인데 아마도 동호라 불리던 선비족 계통일 가능성이 높다. 어쨌든, 한나라는 황제인 유방이 포위당할 정도로 흉노와의 전쟁에서 대패한 이후 조공을 바치기도 했다. 

 

 그런 한나라가 무제 즉위 후 강력한 대외 정복 활동에 나선다. 특히 흉노족과의 수 차례 대결 끝에 마침내 승리를 거둔다. 동쪽 위만 조선을 멸망시키고 남쪽으로는 베트남을 정복한다. 그러나 영토 확장은 최종적으로 이민족인 청나라 시절에야 제대로 이뤄진다. 군사력은 한족보다 이민족이 더 잘 운영하는 듯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국은 이 지역에서 가장 광대한 영토와 인구, 그리고 생산력을 바탕으로 특유의 국제 질서를 만들어낸다. 바로 조공이다. 이는 외교와 무역을 결합한 형태로 가장 중요한 황제의 종주권을 인정하는 대가의 성격이 강했다. 

 

 황제국에 선물을 가지고 사신단이 방문해 복종의 뜻을 확인해주고 그 대신 하사품을 잔뜩 챙기고 사신들과 함께 온 상인들이 중국 상인들과 거래하면서 수입품을 잔뜩 사가지고 오는 게 조공 무역의 실체였다. 특히 송나라 때에는 고려 사신들이 너무 자주 오는 데다 하사품을 송나라 안에서 판매해 이득을 취하는 일이 잦다는 상소 내용이 남아있을 정도로 우리나라는 이 제도의 혜택을 제대로 챙겼다. 더구나 고려시대까지 각종 무역이 활발했던 터라 조공까지 활용해 이득을 취할 수 있었다. 쇄국정책을 펼치던 조선시대에도도 사신단과 함께 간 상인들이 우리나라의 특산물인 인삼 등을 중국에 가져가 판매하고 막대한 이득을 챙겨 돌아오곤 했다. 

 

영국 특사 조지 매카트니는 청나라와 정식으로 무역을 하고자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조공 무역이라는 체제를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결국 영국은 전쟁을 통해 청나라의 문호를 개방하게 된다.

 

 이러한 조공제도를 통해 중국 역대 왕조들은 동아시아의 패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영국이 중국 차를 과도하게 수입하면서 대규모로 은이 유출되는 무역 적자에서 벗어나고자 18세기 후반 조지 매카트니 백작을 특사로 파견했다. 청나라와 정식으로 무역 관계를 수립해 적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영국은 조공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 상태였다. 심지어 황제를 알현하면서 자신들의 예법만 고집했다. 더구나 섬이지만 청나라 영토 일부를 할양해달라는 요구까지 했다가 이후 추방당하고 만다. 물론, 수십년 후 결국 영국이 아편전쟁을 통해 무력으로 청나라의 문호를 개방하면서 중국이 지역 패권을 잃어버리게 된다. 

 

 1840년 이후 동아시아의 패권은 여러 서구 열강에 이어 일본, 그리고 현재의 미국에게 돌아간 상태다. 이를 타개하고자 하는 중국의 굴기가 점차 위협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미국 역시 20세기 전성기 시절과 같지 않다. 점차 거대한 규모의 군대를 유지하고 운영하는 것이 힘에 부치는 듯하다. 그럼에도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패권 도전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 

 

 어느 한 나라가 압도적인 패권을 갖고자 한다면 다음의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가장 먼저 압도적인 경제력과 군사력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중국의 상태로라면 불가능하진 않아 보인다. 그러나 지속 가능성에서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라 불릴 정도로 세계적인 제조업 경쟁력을 갖췄다. 하지만 서비스업 등으로 발전에는 회의적이다. 더구나 인구도 줄어들고 있어 잠재성장률을 갉아먹고 있다. 

 

 두 번째로 주변 지역에 경쟁 가능한 세력이나 연합이 없어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이 동아시아 일대에 버티고 있는 데다 한국과 일본은 물론, 동남아시아와 인도까지 중국 주변국들은 미국에 대부분 협조하면서 중국의 일방적인 패권 행사를 견제하고 있다. 이를 능가할 압도적인 군사력을 갖추고 이를 유지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세 번째는 주변국 대부분이 중국을 패권국으로 인정해야 한다. 그 만큼 높은 가치를 표방하고 주변국에 도움을 주고 믿음을 주는 나라로 거듭나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중국은 오히려 위협적인 모습만 보이고 강압적으로 주변국에 힘을 과시하고 있다. 패권국으로 인정받기 위한 점에서는 과거 조공이라는 질서로 모범이 되던 중국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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