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혐중은 단순히 이웃나라에 대한 경계심이 아니다. 중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기본적인 인권마저 보장하지 않고 심지어 죽이거나 제거하자는 폭력적인 선동으로 이어지는 게 혐중이다.
이웃나라인 중국과 우리는 늘 사이가 좋질 않았다. 큰 나라인 데다 일본보다 더 오랜 시간 싸워왔던 존재였기 때문이다. 한족이든 여진족이든, 또는 거란족이든 선비족이나 몽골족이든 상관없이 한반도와 만주 일대에 살던 우리 조상들은 끊임없이 그들과 전쟁을 벌여 왔다.
다만 고구려 이후, 그리고 신라가 당나라군을 한반도에서 무력으로 쫓아낸 이후로는 중원 땅에 있던 한족 왕조는 단 한 차례도 우리 땅을 침략하지 않았다.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가 지원군을 보낸 적은 있어도 한족 왕조는 우리를 늘 무서워했다. 그래서 조선 시대에는 초기 갈등을 빚던 명과의 관계가 안정된 이후로 확실히 사이가 나쁜 적이 별로 없었다.
어쨌든 반중과 혐중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일제강점기 간도에서 벌어진 한중 갈등으로 인해 이 땅에서는 한국인들의 중국인 살해와 테러가 벌어지긴 했다. 상당히 끔찍한 일이었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에는 북한을 돕기 위해 투입된 중국 인민해방군과 우리 군과 미군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젠 한국과 중국은 외교관계를 맺은 나라이고 서로 견제보다 협력을 해야 할 게 더 많다.
이런 데도 불구하고 중국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내고 선동하는 것은 폭력 사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반중이 아닌, 혐중은 제재받아야 한다.
물론, 요즘 중국 정부의 행태는 막무가내로 주변국을 위협하고 힘으로 억누르려는 태도가 많이 보인다. 그러나 대화를 통해 충분히 풀 수 있는 일도 많다. 더구나 중국은 이제 지역 패권국으로의 길을 걷고 있다. 과거와 달리 경제력이나 군사력 모두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와 있다. 무턱대고 마찰을 빚거나 적대하는 상황은 어리석다.
우리는 거의 모든 나라와 교역관계를 맺고 있다. 단호해야 할 때는 그렇게 대처해야 하겠지만 굳이 혐중이라는 찌질함으로 우리 국격을 스스로 낮추는 일 만큼은 피했으면 한다. 더불어 이러한 혐중을 대놓고 선동하는 정치인이나 이를 중계하듯 그대로 기사화 하는 언론도 좀 더 자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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