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과 한국 최고의 동맹국가라 할 수 있는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가 마침내 성사됐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정상 간 통화나 만남에서는 사전 의제 조율이 중요하다. 조율이 늦어져서일까. 4일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이틀만인 6일 오후 10시에야 두 정상 간 통화가 이뤄졌다. 그런데 언론에서는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가 이뤄지기 전부터 높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전임 대통령들의 통화 성사 시간을 언급하면서 늦어지는 것에 대해 연달아 보도해 긴장감을 높여왔다. 워낙 중요한 동맹국인 데다 우리나라 경제 상황과 직결된 관세 협상 등도 앞두고 있어서 더 그랬을 것이다.
통화가 이뤄진 이후에도 비슷한 문제제기성 보도가 나오고 있다. 우리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과 함께 내용까지 공개했는데 미국 정부 쪽에서는 전혀 소식이 없다는 것이다. 이 정도면 우리 언론의 사대주의가 조선 왕조 당시 수준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일종의 시비 걸기로도 보일 정도다. 이 정도면 윤석열 정부 때 제대로 비판도 못한 언론이 이제와서 언론 행세를 한다고 비판받을 수준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패턴을 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대국 정상과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두 가지 상황에서다. 정말 관심이 높은 독재자들과의 통화 성사가 이뤄진 경우가 첫 번째다. 두 번째는 동맹국이든 적대국이든 본인이 원하는 답을 상대국 정상으로부터 들었을 경우가. 역시 자신의 치적을 내세우기 위해서다.
무엇보다 상대국 정상과의 통화나 만남 내용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직접 발표해왔다. 현재도 마찬가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나 푸틴 러시아 대통령, 그리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까지 적대국으로 분류되는 나라의 독재자들과의 통화나 서신 등은 거의 대부분 트럼프 대통령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
한덕수 전 총리와의 통화도 이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한 적이 있다. 당시 한국 정부가 방위비 분담 등에 대해 미국에 대폭 양보할 것이라는 식의 내용이었다. 본인이 자랑하고픈 내용이 있을 때에는 대통령 권한대행에 불과한 이와의 통화 내용도 공개한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특별한 양보를 하지 않는 한 트럼프 대통령이 자랑할 만한 내용은 없을 수밖에 없다. 오히려 사전 의제 조율에서 향후 협상에서 양보의 빌미가 될 만한 내용을 전혀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걸 반증한다.
이런데도 우리 언론은 미국 대통령이 통화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불안하다는 식이다. 참으로 한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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