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을 하겠다고 나선 이들의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된단 말인가. 대선 토론 수준에 대한 많은 이들의 날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심지어 2002년 제 16대 대선 당시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간 대선토론이 소환되기까지 했다. 당시만 해도 상대방 의견을 들으며 반박하는 제법 토론다운 토론이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언제부터인가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는 점점 인신공격이 난무하고 상대방 의견을 무시하는 태도가 주류를 이루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런 흐름은 정치가 사회 갈등을 제대로 보듬지 못한 영향이 크다. 특히 사회경제적 양극화가 점점 심해지면서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많은 이들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화를 삭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때로 뉴스를 장식하는 묻지마 살인이나 묻지마 테러는 바로 이런 화의 결과라고밖에 보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사회에서 양극화에 대한 문제를 고민한 최초의 정치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다.
노 대통령은 26일 취임 3돌을 기념한 산행과 ‘국민에게 드리는 편지’ 등을 통해 “올해부터는 대통령 지지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고, 지방선거가 다가오는데 정치적 논쟁을 유발할 새로운 과제는 피해야 한다는 계산도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문제를 회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넘어지고 깨지더라도 양극화 해소를 끝까지 밀고나가겠다는 선언이다.
<중략>
그렇지만 노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안에 성과를 이루려는 욕심은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양극화 문제를 두고 “임기 중 해소되지도 호전되지도 않을 것이지만, 최대한 악화하지 않도록 대처해 볼 생각”이라며 “지금부터 10~20년 장기간 국가의 양극화 문제에 대해 적어도 청사진은 제시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0147058?sid=100)
2006년 2월 26일 한겨레 신문에 실린 기사를 일부 발췌했다. 어쨌든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해결하려 했던 양극화가 이후 정부의 잇달은 실정으로 악화되기만 했다. 대한민국의 발전 단계에서 불가피한 결과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이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정치권에 1차적인 책임이 있다는 것 만큼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젠 언론의 책임을 따져야 할 때다. 대선토론이 정도를 잃고 휘청이기 시작할 때 회초리를 들고 견제와 감시를 해야 할 언론은 없었다. 이번 대선토론에서 특히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상대 후보를 공격하는 일이 잦았다. 하지만 언론은 내거티브가 난무했다는 식의 보도에 머물렀다. 23년 전과 전혀 다를 바 없는 행태였다. 1990년대 초 강준만 교수가 지적했던 것처럼 대한민국 언론은 양비론으로 흘러왔다. 오래도록 서슬퍼런 군사독재 시절부터 살아남기 위해 익힌 양비론이 체질이 돼버린 것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어느 한 쪽 편을 드는 건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민주주의가 현직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같은 친위 쿠데타마저 무력화시키는 이 나라에서 말이다. 그와 동시에 내부에서는 파시즘의 망령이 다른 나라들에서처럼 점점 커져가고 있다. 이들 파시즘 세력은 기존 언론을 깡그리 무시하고 혐오한다. 이럴 때일수록 언론은 견제와 감시에 따라 대선토론에서 이런 가짜뉴스나 선동으로 혐오와 갈등을 조장하는 것을 철저히 거르고 비판해야 한다.
언론 지형이 상당히 어려운 시대다. 경제적으로나 미디어 플랫폼 변화로나 점점 생존이 어려워진다. 그럴 때일수록 더욱 더 정신을 차려야 할 것이다.
'정치와 언론'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만년 여당의 야당 노릇, 첫 단추부터 잘못 꼈다~ 장장 반년 동안 총리 인준 거부한 한나라당 (1) | 2025.07.01 |
|---|---|
| 경제 지표는 거짓말을 못하네... 계엄사태가 6.25급일 줄이야.... (2) | 2025.06.09 |
| 일베에서 팸코를 거쳐 현실 정치에 등장하기 시작한 파시즘 (2) | 2025.06.02 |
| 대선토론의 유튜브 버전과 TV 버전을 달리하는 건 어떨까? (3) | 2025.05.29 |
| 혐오를 이해하는 것과 혐오를 부추기는 건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 (2) | 2025.05.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