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미어워즈는 미국에서 가장 권위있는 대중음악상이다. 1959년부터 시작했고 아카데미 영화상처럼 전미 레코딩 예술과학 아카데미 회원들이 투표로 각 부문별 후보 중 최종 수상자를 결정한다.
권위가 있다는 것은 그 만큼 시류에 영합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흑인음악도 나중에야 이 시상식에서 상을 받을 수 있었다. 영화보다 더 보수적이다. K-팝 역시 워낙 인기가 높으니 후보에까진 오르지만 최종 수상은 언감생심이었다. 그나마 이번에는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수록돼 글로벌 광풍을 일으킨 주인공인 '골든'이란 곡이다. 이 곡은 여러 부문에 후보로 올랐지만 수상은 이 부문 하나로 만족해야 했다. 로제나 캣츠아이 등 다른 K-팝 아티스트들도 그래미어워즈 2026에 여러 부문에 걸쳐 후보에 이름을 올렸으나 수상은 실패했다.
어쨌든 이 곡이 그래미어워즈 2026에서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 부문에서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어쨌든 K-팝 아티스트가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이 부문은 노래를 만든 이들에게 주어지는 상이어서 '골든'에 참여한 이재, 테디, 24, 아이디오 등이 수상의 기쁨을 누리게 됐다.
그래미어워즈는 이처럼 웬만해선 새로운 분야나 가수 또는 음악가에게 쉽게 문을 열지 않아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그래서 이 권위를 유지하는 것일 수도 있다. 과거 그래미어워즈에 도전한 마이클 잭슨도 처음에는 문을 열지 않아 마음고생 좀 했지만 미국을 넘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끈 '스릴러' 앨범으로 결국 문을 열고 정복했다.
실제 바로 이전 앨범 '오프 더 월'로는 고작 1개 부문밖에 상을 받지 못해 속상해 했던 마이클 잭슨은 '스릴러'로 팝의 역사를 다시 썼다. 기네스북에 오를 만큼 어마어마한 판매량을 기록한 이 앨범으로 마이클 잭슨은 흑인음악에 대한 편견이 여전하던 당시 이를 모조리 일소해버렸다.
K-팝이 지금처럼 주류 음악 시장인 미국 팝음악계에 받아들여질 수 있었던 것도 마이클 잭슨과 같은 걸출한 스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스타가 인종 또는 음악적 편견의 벽을 먼저 깨버렸기에 가능했다. 물론, 수준이나 실력 면에서 K-팝 스타들은 물론 음악적 역량을 가진 뮤지션들이 많기도 하다.
20년이 좀 넘게 K-팝의 전성시대가 더욱 커지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과 즐길 수 있는 음악의 향연이 더 많이 벌어지길 기대해본다. 언젠가는 그래미어워즈를 석권하는 아티스트가 나올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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