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의 이란 땅에서 거대한 제국이 고대에 존재했다. 바로 페르시아 제국이다.
고대 그리스 땅까지 넘보며 지중해와 중동 지역의 패권을 장악했던 페르시아 제국은 그리스 마케도니아의 알렉산 대왕에게 정복당하면서 멸망한다. 하지만 고대 제국의 깜냥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란 땅에는 여러 민족들이 계속 유입돼 왔고 이들 대부분은 페르시아 문화에 동화된다. 마치 중국처럼.
이슬람 제국의 지배와 셀주크 튀르키예를 거쳐 몽골까지 지배를 받던 페르시아는 다시 독립해 여러 왕조가 명멸해갔다. 특히 고대부터 이민족이 끊임없이 이 지역을 지나가고 들어오면서 싸움도 많이 일어났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이런 일이 무수히 반복됐고 특히 몽골 침공 시에는 인구 자체가 줄어들 정도였다.
그러던 중 20세기 들어 마지막 팔레비 왕조 시절 오늘날의 이란이라는 국호를 최종 사용하게 됐다. 또 팔레비 1세는 영국의 간섭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아프가니스탄이나 중동 지역에서 영국은 인도와 함께 이집트까지 식민지로 경영하던 시절이었다. 러시아도 당시 소련이었고 아프가니스탄 북부를 지배하며 이란과 인접한 국가로 영향력을 행사하던 때였다. 2차 세계대전 무렵 팔레비 1세는 독일 편을 들며 영국에 저항하고자 했으나 오히려 이로 인해 영국과 소련의 공격을 받아 왕 위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이후 이란은 민주화 운동에 나섰다가 투옥된 모하메드 모사데크란 정치범이 사면되고 팔레비 1세에게 쫓겨났던 종교 지도자인 아야톨라 카샤니가 돌아오는 등 새로운 민주화 바람이 불게 된다. 특히 이란의 석유 시설을 통제하고 수익마저 모조리 가져가던 영국을 상대로 마침내 모사데크가 총리가 된 후 국유화를 선언한다. 그런데 이란이 오늘날 이런 혼란을 겪게 된 것은 모두 영국 때문이다. 제국주의에서 벗어나야 하던 시점임에도 영국은 석유에 대한 욕심만은 버리질 못하고 미국에 도움을 요청한다. 국유화가 곧 공산주의라는 식으로 미국에 모사데크를 음해한 후 당시 반공주의에 빠져 물불 가리지 않던 미국 국무부와 CIA가 처음으로 타국에서의 쿠데타 공작을 시도하게 했던 것이다. 결국 모사데크는 군부세력에게 축출당하고 팔레비 1세의 아들 팔레비 2세가 다시 들어와 왕이 된다. 철저한 친미주의자였던 팔레비 2세 치하에서 이란은 중동 지역에서 가장 자유로운 나라가 된다. 문제는 비밀경찰을 통해 정치 반대자들을 잔혹하게 고문하도록 한 팔레비 2세의 철권 통치와 지나친 친미행보, 그리고 부패였다.
결국 소련은 서구 교육을 받은 이란의 학생운동을 지원하고 프랑스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슬람원리주의자인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를 지원하면서 이들이 결합한 거대한 저항이 마침내 이슬람 혁명으로 이어진다. 이후 모사데크 제거에 미국 CIA가 개입됐다는 사실까지 밝혀지면서 이란의 반미 분위기는 더욱 팽배해졌고 이후 미국대사관 인질사태를 거치며 미국과 이란은 완전히 갈라선다.

특히 팔레비 2세 시절 친미와 친이스라엘 정책 기조를 이어가던 이란은 이후 반미와 반이스라엘의 선봉에 선다. 그게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이다. 그런데 이란이 경제난 때문에 시민들이 들고 일어나 시위에 나서면서 새로운 흐름을 맞이하고 있다. 1만2000명까지 살해당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실제 시신가방과 시민들의 울부짖음이 영상으로 올라오기도 했다.
미국은 이 기회에 반미 국가였던 이란에 군사개입을 통해 새로운 질서 변화를 시도하려 한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역류현상이 벌어지는 듯하다. 팔레비왕정 시절을 그리는 현수막까지 시위에 등장했다고 한다. 역사의 반작용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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