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즈는 어렵다는 편견에 사로잡힐 순 있다. 하지만 재즈의 출발은 즐거움과 흥이었다. 아주 쉽고 흥분되는 음악이 재즈의 특성이었다. 재즈가 점차 발전하면서 감상을 중심으로 난해해진 것이다.
재즈를 한 번 들어보고 싶다면 강력히 추천하는 음반이 바로 영화 <딕트레이시> OST다. 1931년 체스터 굴드가 연재한 만화에서 출발한 <딕트레이시>는 1990년 새롭게 영화로 제작해 개봉했다. 앞서 1945년에도 영화화된 적이 있다. 1990년 개봉작은 만화의 색감을 살리기 위해 과도하게 컬러를 강조한 의상이 돋보이는 영화를 만들었는데 미국에서는 흥행에 성공했고 이듬해 3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주제가상, 미술상, 분장상 등 3개 부문에 걸쳐 상을 받았다. 특히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은 노래는 이 영화에 출연한 마돈나가 부른 'Sooner or Later'였다. <딕트레이시> OST에는 수록돼 있지 않고 마돈나가 따로 낸 앨범에 담겨 있다.

이 곡은 전형적인 백인 여성 재즈 보컬의 음색에 빅밴드의 스윙 재즈를 가미한 느린 박자의 반주가 돋보인다. 마돈나의 끈적끈적한 목소리가 잘 버무려져 있다.
영화는 본 적이 없지만 필자가 처음 재즈를 사랑하게 된 것은 제일 위 사진이 재킷으로 담긴 <딕트레이시> OST였다. 워너뮤직에서 발매했고 필자는 당시 종로3가에 있던 대형 음반매장인 뮤직랜드에서 카세트 테이프로 구매했다. 솔직히 당시 중학생이던 필자는 여러 음악에 대한 호기심이 최대치였다. 지금처럼 인터넷이 있던 시대도 아니고 유튜브는 아예 없던 시절이다. 새로운 음악에 대한 갈증을 풀려면 잡지나 라디오를 통해 음악을 들어본 후, 음반 매장에 가서 직접 사서 들을 수밖에 없었다.
필자는 사실 마돈나의 'Sooner or Later'를 듣고 싶어서 이 앨범을 샀다. 하지만 이 앨범을 모두 들어봐도 마돈나의 노래는 없었다.

그런데 몇몇 곡이 귀에 들어왔다. 음악은 들으면 들을수록 매력이 있는 곡이 있다. 여기에 수록된 곡들이 그랬다. 영화를 보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1930년대 느낌이 물씬 나면서 뭔가 어수룩하면서도 여전히 야만적이고 폭력적인 미국 도시 문화의 우스꽝스러운 면모가 진하게 느껴진다.

이 앨범에는 당대 최고의 꽃미남 팝스타였던 토미 페이지가 참여했고 원로 록큰롤 스타로 컨츄리 가수로도 잘 알려진 제리 리 루이스도 참가했다.
뿐만 아니라 힙합 아티스트 아이스 티가 당시 유행하던 뉴 잭 스윙 스타일의 테마곡을 스윙 재즈와 버무려 수록했다. 모두 들어볼 만하다. 특히 고전 재즈 곡들을 재현해 놨는데 1930~40년대 빅밴드 스타일로 재즈의 매력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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