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노래 히트의 조건이 바뀐다?
대중가요 히트의 조건은 뭘까. 신나고 중독성이 강한 음악이라면 누구나 좋아한다. 하지만 요즘에는 여기에 재미가 하나 추가됐다. 뭔가 재밌어야 한다. 재밌지 않으면 단번에 관심을 끌기 어렵다.
이는 K-팝과 깊은 연관이 있다. 시작은 '강남스타일'이었다. 잘 생기진 않았어도 매력 충만하고 끼가 넘치는 가수 싸이가 코믹한 댄스와 상황을 담은 뮤직비디오와 함께 중독성 강한 테크노 사운드로 이 노래를 처음 들려줬을 때 전 세계 사람들은 일반적인 K-팝 아이돌과 분위기가 다른 이 곡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 K-팝 아이돌은 미국 주류 팝과 거의 차이가 없는, 오히려 유행을 선도하는 세련된 스타일로 진화하면서 팬들을 끌어모았다. 이제 K-팝 아이돌 안에서 색다른 재미와 병맛을 보여줄 친구의 출현을 기다려왔다. 때마침 이미 세계적인 인지도를 지닌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로제와 팝스타 브루노 마스가 결합한다.
2. K-POP과 한국놀이문화의 흐름
'아파트'는 요즘 한국 젊은이들의 술마시기 게임이라고 한다. 아파트란 단어를 반복하면서 등장하는 이 음정은 아주 익숙하다. 오랜 시간 한국 대학생들이 엠티(우리말로 모꼬지)에서 친해지고 재밌기 위해 하던 게임 중 하나인 '삼육구'의 그 음정이다. 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아이들이 놀이할 때 하던 반복하는 후렴구에 나왔던 음정이기도 하다.
한국놀이문화는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원래 놀이를 좋아하고 그 놀이를 통해 많은 이들이 함께 즐기고 서로 망가지는 모습에 인간미를 느끼곤 했던 게 한국인이다. 더 나아가서 척박한 기후와 풍토에 험한 산이 국토의 70% 이상을 차지한 이 땅에서 서로에게 상당한 압박감과 혐오감을 느끼곤 하는 한국인들이 갈등을 중화시키기 위해 이런 흥과 노래, 그리고 놀이를 발전시킨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미 경쟁이 체화된 한국인이지만 그 속에서도 공동체 문화를 이어오던 풍토 역시 무시할 수 없는 하나의 요소로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당연히 K-팝도 한국문화의 일부라 할 수 있는 게 바로 이런 본질이다. 음악 외양은 서양 음악이지만 그 속에서 재미와 흥을 추구하는 부분은 한국스러운 문화를 담아낸 것이다.
3. 재미와 중독성, 한국인들이 즐긴 문화의 정체는 보편성
결국 재미와 중독성으로 귀결된다. 한국 문화의 독특한 특징으로 말이다. 문화에 국적은 없다. 하지만 특색은 있다. 재밌는 부분을 기가 막히게 잘 뽑아내는 특색 말이다.
재즈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서양음악 악기에 흑인들의 리듬감을 떠올리곤 하지만 하나 더 추가하자면 아랍과 아프리카 일대의 독특한 음정과 선율이 빠질 수 없다. 여기에 더욱 본질적인 것은 즉흥성이다. 정해진 규칙이 아니라 계속 변주하면서 흥을 돋아내는 것이 재즈의 강한 특성이다.
K팝은 칼군무와 중독성 강한 선율이 특징인 듯했다. 하지만 이는 북한의 매스게임이나 일본 아이돌에게서도 볼 수 있는 요소다. 동아시아의 특성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서로에게 자신의 민낯을 드러내며 친해지는 해학은 한반도에 사는 사람들이 가진 특징이라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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